갑질의 대명사 백화점 요즘엔 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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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질의 대명사 백화점 요즘엔 을질?

박정식 기자 0 2024.05.13

우리나라 백화점만의 특징적인 운영형태

 

과거 백화점은 이른바 갑질의 대명사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백화점의 갑질이 을로 변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특히 백화점 업체들의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명품 매장이나 유명한 맛집 등을 서로 유치하려고 경쟁하면서 과거에 비하면 좀 더 적극적으로 혜택을 주면서까지 유치 경쟁을 벌이는 경우도 늘고 있다. 좀 더 좋은 조건을 제시하고 임대을로 계약을 하여 임대차 보호법상에 최장 10년 보장의 기회를 제공하는 등의 혜택을 주기도 한다.

 

외국의 경우는 우리나라와는 다소 차이를 보이는 운영방식을 택하고 있는데 어떻게 보면 우리나라보다 책임이 크고, 그 만큼 권리도 많이 가질 수 있는 방식이다. 상품을 바이어가 직접 구매, 판매하는 방식인 직매입 방식이 그것이다.

 

미국의 유명 백화점 메이시스의 경우 상품의 30~40% 가량이 직매입이다. 한국에서 유통 주도의 블랙프라이데이가 없을뿐더러 국가에서 운연하는 코리아세일과 같은 대형 할인 행사가 성공하기 어려운 이유도 어쩌면 이런 차이 때문으로 볼 수도 있다.


 

 

당연히 미국의 백화점들도 단독매장 중심의 운영형태를 취하고 있다. 하지만 직매입 방식을 채용하는 일부 MD에서는 바이어가 여러 제품을 직접 돈을 주고 매입하여 판매하는 편집숍 형태의 매장 및 운영방식이 상당히 많다.

 

우리나라도 이 같은 형태의 편집숍을 여러 백화점에서 도입하려고 시도했다. 단일 매장 중심의 점포에서 차별화 포인트로 활용하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실제로 2017년 신세계는 이런 OPS(off price store) 방식을 스타필드 고양점 내에 신세계 팩토리 스토어라는 이름으로 개설하기도 했다.

 

운영형태와는 다른 이야기이지만 입지에 대한 이야기를 한다면 우리나라에서는 1970~90년대에 건설회사가 대규모 아파트단지 개발사업을 하며 아파트상가로 허가받은 자리에 백화점을 짓기도 하였다. 그래서 한때는 백화점업이 대형 건설업체들의 부업 정도로 인식되곤 했다. 대표적으로 압구정 한양쇼핑센터나 하계동에 있던 한신코아 백화점을 예로 들 수 있다. 뉴코아 백화점 강남점도 이런 형태로 오픈했다.

 

이런 식으로 개발된 아파트들의 경우 아파트 상가가 존재하지 않거나 있더라도 소규모의 점포 몇 곳이 고작이다. 붕괴와 함께 사회적인 이슈를 보였던 삼풍백화점 역시 대규모 아파트 단지인 삼풍아파트의 아파트 상가로 시작했었는데 무리한 증개축으로 백화점 수준에 맞는 규모로 키워 영업을 하다 참변을 겪게 된 것으로 밝혀지기도 하였다.

 

백화점의 역사가 우리보다 오래된 일본의 경우는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철도회사의 자회사 거나 계열사로 부동산 사업을 겸해서 백화점을 오픈한 사례들이 상당히 많다. 이런 경우 보통 사철(私鐵) 회사의 터미널역에 백화점을 오픈해 많은 백화점들이 역사를 위아래로 포함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1990년대 이후 우리나라에서도 역세권이 발달하고 지하철이 급속도로 확산되면서 백화점들 또한 그에 발맞추어 지하철 역사에 연결된 매장을 오픈하게 된다. 현재는 대부분의 백화점들이 지하철 역사와 연결하는 방식으로 매장을 오픈하고 있다. 물론 이전에 오픈한 몇몇 백화점들이 지하철과 연결되지 않은 곳이 있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경우도 쉽게 찾아 볼 수 있다.

 

 

백화점 100년 역사를 돌아본 안형준씨는 현대백화점에서 20여년간 일하며 틈틈이 일본과 한국의 백화점 역사 자료를 모아 이번 글을 썼다. 안형준씨의 글쓰기는 아직 진행중이며 연재가 끝날 즈음에 백화점의 현재와 미래가 더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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