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센터 화이트블럭이 미술계 이론가와 작가들의 교류와 협력의 플랫폼이 되고자 외부 기획자를 초청해 연구 성과를 전시로 제안한다.
‘회색의 지혜’는 김연용이 기획하고 강석호, 김수영, 노충현, 이제, 써니킴이 작가로 참여한다. 기획자 김연용은 작가로 활동하며 동시에 전시, 퍼포먼스를 기획하기도 하며 그의 최근 두 번의 개인전, ‘유령의 마음’(윌링앤딜링, 2016)과 ‘마주한 공동체’(영은미술관, 2013)에서 그는 다른 작가의 회화작업을 영상으로 보여주는 형태의 작업을 선보였다.
김연용이 선정한 다섯 작가는 모두 구상회화를 하는 작가들이지만 그들이 그리는 대상도 모두 다르고 바라보는 시선, 그리고 그것을 화면에 옮기는 방식도 모두 다르다. 김연용은 이들의 작업에 있어 대상을 바라보는 태도에 초점을 맞추었다. 그리고 그것을 가로지르는 것을 회색 미감으로 보았다. 이 때 회색은 작가가 그림을 그리는 대상과의 거리감을 의미하기도 하고 어떤 사건이나 사회에 대한 이 세대가 가지고 있는 중립적인 태도를 뜻하기도 한다.
기획자 김연용은 전시를 구성함에 있어서 이 작가들의 작업을 주제나 내용으로 묶어 분류하거나 설치하지 않았다. 그렇다고 작가별로 작업을 분류 하지도 않았다. 이 전시는 기획자의 시선과 즉각적인 미감으로 만들어낸 것이라고 볼 수 있다. 전시장에 들어선 관객은 작품으로 둘러 쌓이게 된다. 작품은 하나하나 돋보이기보다 서로 어울려 새로운 보는 재미를 만들어 내기도 하고 서로 부딪히면서 긴장감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마치 동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의 관계를 말하는 듯하기도 한다.
최근 다양한 기획전에서 회화에 대한 여러가지 담론들이 벌어지고 있다. 이 전시를 기점으로 근래에 회화전시를 기획한 기획자를 초청해 회화의 경향과 그것을 바라보는 기획자의 시선을 토크 프로그램을 통해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