핫플레이스로 떠오른 성수동에서 패션과 뷰티 브랜드들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특히 해외 시장에서 한국 화장품, 향수 등을 중심으로 K-뷰티 열풍이 불면서 뷰티 브랜드들이 성수동에 독특한 컨셉의 매장을 열고 패션에 도전장을 던진 것이다.
MZ세대를 중심으로 기능과 개인의 취향을 극대화한 향수를 원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성수동에 국내 향수 브랜드가 집결하고 있다. 브랜드들은 고유의 컨셉을 살린 매장을 선보이며 신사동 세로수길에 이어 새로운 K-향수 로드를 형성, 니치 향수 시장 내 영역을 확장하면서 활발한 활동을 이어가는 중이다.
틈새를 뜻하는 이탈리아어 니치에서 파생된 니치 향수는 화장품 브랜드에서 내놓은 패션 디자이너 향수와 달리 전문 조향사가 소수의 취향을 만족시키기 위해 만든 프리미엄 향수다. 합성 원료를 통해 대량 생산하는 대중적인 향수와 달리 독특한 컨셉, 천연 향료 등 고급 원료를 재료로 하여 개성 있는 향기를 표현할 수 있다.
이렇듯 헤리티지가 중요한 향의 세계에서 성수에 자리잡은 니치 향수 브랜드를 소개한다.
‘SW19’은 ‘시간에 따라 변화하는 향’이라는 콘셉트에서 탄생했다. 6am, Noon, 3pm, Twilight, 9pm, Midnight 등 시간을 제품명으로 선보이고 있는 6가지 퍼퓸 컬렉션은 패키지에도 각 시간대의 향을 표현한 스토리를 담아 향을 맡으면 그 시간대를 떠오르게 한다.
‘SW19’의 시그니처 향 Midnight는 딥한 샹탈과 화이트 머스크의 노트를 가진 우아한 세컨 스킨 향수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2세대 살냄새 향수’로 유명하다. 또한 선선한 저녁 데이트에서 내 애인에게 났으면 하는 향이라는 리뷰가 입소문을 타면서 20, 30대 니치 향수 입문템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SW19’은 신사동 가로수길 플래그십 스토어에 이어 성수동에 오픈한 팝업스토어에 시청각 자료와 함께 향수를 시향할 수 있는 ‘시네마틱존’을 운영하며 보이지 않는 향을 공감각적으로 느낄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규정되지 않은 아름다움을 탐구하는 향 브랜드 ‘탬버린즈’는 향을 중심으로 향수, 핸드크림, 바디, 디퓨저, 프래그런스 등을 전개하고 있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아름다움을 공간, 오브제, 페인팅, 퍼포먼스 등의 영역에서 재해석한 콘텐츠를 통해 전달한다.
제품을 ‘시각적 요소’의 일부분으로 포함시킨 ‘탬버린즈’는 2017년 런칭과 동시에 독특한 플래그십 스토어를 선보이며 공간 마케팅으로 큰 차별성을 불러왔다. 지난 9월 오픈한 성수 플래그십 스토어는 거친 콘크리트를 뚫고 피어난 장미의 견고하고도 생기 넘치는 아름다움을 담은 감각적인 공간으로 탈바꿈해 MZ들의 열광을 이끌어냈다.
대표 제품은 지난해 11월 블랙핑크 제니와 함께한 캠페인으로 화제를 모으며 제니 향수로 불리는 퍼퓸 컬렉션이다. 위안에서 오는 다양한 감정을 표현한 총 10가지의 향 중 카모 향이 시그니처 향으로 꼽히고 있다. 꿀처럼 달콤한 카모마일과 씁쓸한 클라리세이지의 허브 향이 오묘한 조화를 이룬 카모 향은 중독성 있는 향을 선사한다.
2019년 런칭한 ‘논픽션’은 감각적인 브랜딩으로 주목받으며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라이프스타일 뷰티 브랜드이다. 건강한 원료와 아름다운 내러티브가 담긴 시그니처 향을 중심으로 향수와 바디케어 제품군을 주로 선보이고 있다.
베스트 아이템으로 꼽히는 젠틀나잇 오드 퍼퓸은 달콤한 스웨이드와 차분한 시더우드, 바닐라와 머스크가 어우러져 은은하면서 중성적인 향이 특징이다. 또한 여섯 번째 시그니처 향 ‘포 레스트’는 세계적 프래그런스 브랜드인 이솝의 파트너이자 니치 향수계의 신성으로 자리매김한 조향사 바나베 피용과의 만남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논픽션’ 제품에 담긴 차분하고 따뜻한 감성은 성수동에 있는 시그니처 스토어에서도 느낄 수 있다. 기존 주택 두 채를 연결해 완성된 독창적인 공간은 ‘공간의 시학’이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고혹적이면서도 시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중앙에 위치한 작은 정원은 자연광과 계절의 변화를 그대로 담아내어 방문객에게 섬세한 감각과 감성의 확장을 경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