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7년도쯤의 이야기이다. 외국 출장을 다녀보면 아웃도어 의류가 일상생활화가 되어 있었다. 나는 한국에도 아웃도어 의류의 일상화가 올 것이라는 판단으로 코오롱스포츠 이외의 제2 아웃도어 브랜드를 론칭하기로 결정하였다.
‘1492마일즈’라는 브랜드로 신규 출시를 하였으나, 1997년도 IMF 사태로 패션업계에 이지캐주얼의 바람이 불었다. 우리도 하는 수 없이 ‘1492마일즈’의 콘셉트를 이지캐주얼로 바꾸게 된다. 약 10년간 회사에 이바지하였으나 담당 부서의 브랜드 관리 부실로 2009년도에 철수한다.
그러나 제2의 아웃도어 브랜드는 반드시 출시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왜냐하면, 코오롱스포츠 브랜드는 소비자에게 주는 이미지는 고급스럽지 못했고, 대중 브랜드의 이미지가 너무 강했다. 고급 아웃도어를 하기로 하고 여러 브랜드를 만나보았다. 거기서 ‘팀버랜드’라는 브랜드를 컨택하였다. 팀버랜드는 세계적으로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가지고 있는 미국 브랜드로 미국과 유럽에서 인기가 있는 브랜드였다. 다만 라이선스가 아니고 수입 딜러를 찾고 있었다.
여하튼 팀버랜드 회장이 서울에 방문했다. 아시아 담당 책임자인 싱가포르 임원과 함께 서울로 온 것이다. 당시 서울은 개인이 일부 수입 비즈니스를 하고 있었지만, 브랜드 사업이 부진한 상태였다. 팀버랜드 회장과 싱가포르 임원은 서울의 모든 회사와 미팅을 하며 수입 딜러를 찾고 있는 듯했다.
코오롱에서는 대표이사인 나와 임원과 담당자 3인이 협상하게 됐다. 팀버랜드 측에 회사를 소개하고, 우리의 의사를 브리핑했다. 우리는 수입 비즈니스는 하지 않겠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시장과 다르니 라이선스를 달라고 주장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