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자이너와 테크니션의 만남, 편하고 예쁜 슈즈
슈즈 디자이너와 수제화 장인이 만나 디자이너 슈즈 브랜드 ‘피노아친퀘’가 탄행했다. 하루를 온통 책임지는 슈즈는 디자인과 함께 착화감이 생명이다. 편하고 멋진 슈즈를 만드는 ‘피노아친퀘’의 이서정 디자이너에게 브랜드의 탄생과 철학에 대해 들어본다.
- 론칭 시점과 계기는?
피노아친퀘(Finoacinque)는 2019년 디자이너 이서정과 테크니션 김한준 듀오가 런칭한 슈즈브랜드 입니다. 이서정 디자이너의 개인적인 결함과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하는 대화에서 시작되었는데요. 이서정 디자이너는 발목 골절 수술의 후유증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이힐은 커녕 값비싼 구두를 사도 발목에 통증이 느껴져서 늘 운동화를 신고 다니곤 했습니다. 장시간 착화해도 통증 없이 신을 수 있는 예쁜 구두는 없는 걸까? 하는 의문점을 항상 마음속에 가지고 있었고, 유행에 치우치기보다 아이덴티티가 확고한 쉐입의 슈즈를 디자인하였습니다.
김한준 테크니션은 어릴 적부터 부모님께서 수제화를 제작, 유통하시는 것을 보며 자라왔습니다. ‘한 사람의 하루에 편안하고 멋진 신발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는지’를 어릴 적 깨달았고, 2014년 퀄리티 높은 수제화 제작 공장인 라플로채니를 이어받아 수제화 제작 기술을 연마하였습니다. 보다 감도 있는 연구를 지속하고자 대학원에 진학하였고, 그 곳에서 이서정 디자이너를 만나게 되었습니다. 관계를 이어가며 발의 결함을 보완할 수 있는 구두를 선물했는데요. 기뻐하며 멋지게 스타일링 하는 모습을 보며 ‘아, 디자인적 측면만 고려한 기성화에서 벗어나 불편함 없이 신을 수 있는 우리만의 브랜드를 만들어야 겠다’고 다짐했습니다.
피노아친퀘는 이탈리아어로 ‘5까지’ 라는 의미입니다. 사람마다 편안함에 대한 기준점은 다르겠지만,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5cm의 높이보다 높은 슈즈는 경사감으로 인하여 발목이 많이 꺾이고, 무게중심이 앞으로 쏠리게 됩니다. 이때문에 피노아친퀘의 슈즈는 5cm보다 낮은 높이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매 시즌 앞다투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보다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흔히 경험하는 익숙한 불편함에 주목하며 더 나은 착화감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 브랜드 컨셉 및 타겟
피노아친퀘의 컬렉션은 브랜드의 근간을 이루는 네가지 키워드인 Creative(독창성), Functional(기능적인), Timeless(유행을 타지 않는), Craftmanship(장인정신)의 한결같고 확고한 철학을 가지고 디자인을 풀어나갑니다. 저희 브랜드의 슈즈는 단순한 실루엣의 슈즈에 재치 있는 컬러와 디테일이 더해진 한 끗 다른 편안한 슈즈, 라고 자신 있게 말 할 수 있습니다. 독창적이고 기능적인 슈즈를 위하여 연구, 개발을 꾸준하게 이어가고 있으며 더 나아가 한 사람의 스타일과 편안한 발걸음을 생각하며 지속가능한 컬렉션을 제안합니다.
브랜드의 타겟은 오래도록 함께할 수 있는 ‘가치’가 담긴 슈즈로 패션을 완성하는 여성입니다. 저희는 신발은 기본적으로 편안함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 아무리 마음에 들어도 불편한 신발을 신으면 집 밖을 나선지 얼마 되지 않아서 발이 아프고 그 날은 하루 종일 피로감을 느끼기 때문이죠. 디자이너가 구상한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내구성을 더하여 테크니션이 온전한 형태로 설계하고, 완성된 초안은 4-50년간 수제화를 제작한 장인들이 정성을 다하여 견고하게 제작합니다. 제작 전 상담 단계에서부터 후기까지 매번 고객들의 피드백을 경청하고, 이는 더 좋은 디자인과 퀄리티의 슈즈를 완성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 브랜드만의 아이덴티티
피노아친퀘만의 아이덴티티는 독창적인 라스트(신발 기본의 원형이 되는 틀)와 색상, 기능적인 장식 입니다. 이를 위하여 자체적으로 개설한 R&D 센터의 장인들과 꾸준히 디자인 개발과 착화감에 관한 연구를 지속하고 있습니다.
런칭 이래 꾸준히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라운드 토 슈즈 시리즈는 이서정 디자이너가 60년대 패션에서 영감 받은 넓고 둥근 형태의 라스트를 개발하여 제작한 것입니다. 60년대 모즈룩의 미니 드레스 쉐입에서 착안한 이 디자인은 토 포인트와 볼이 원형에 가깝게 둥글고 넓게 설계하여 발을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안정적으로 아치 부분을 받칠 수 있도록 앞 코의 토 스프링이 들리도록 설계하였습니다. 2019년에 선보인 피노아친퀘의 첫 컬렉션에서 처음 선보였으며, 오직 피노아친퀘에서만 만나볼 수 있습니다.
또한 매 시즌 앞다투어 새로운 디자인을 선보이기보다 브랜드 론칭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흔히 경험하는 익숙한 불편함에 주목하며 더 나은 착화감에 주안점을 두었습니다. 구두를 신어봤던 사람이라면 모두가 공감하는 발가락이 조이는 통증, 뒤꿈치 헐떡거림, 복숭아뼈와 뒤꿈치 부위가 까지는 피부 손상 등을 개선하고자 스토퍼(stopper) 장식을 디자인 포인트로 개발했습니다. 피노아친퀘의 로고가 프린트 되어있는 시그니처 스토퍼 장식은 앞 또는 뒤 밴드를 유연하게 조절하여 다양한 발 모양에 맞추어 사이즈 조절이 가능합니다. 발에 살이 없거나 아침 저녁으로 발이 잘 붓는 경우 고무줄을 당겨 조이면 헐렁함이 보완되고, 발이 부어서 불편할 경우 풀어서 조절하면 됩니다.
- 현재 생산 시스템은?
피노아친퀘의 모든 슈즈는 성수동의 자체 제작 공장 라플로채니 슈즈디자인 연구소에서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테크니션 김한준 대표가 가업을 이어 2대째 운영하고 있는 곳이며, 피노아친퀘의 모든 제품의 생산 및 검품, 납품 등 제조 전체 과정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제조사 라플로채니 슈즈디자인 연구소는 염천교에서 성수동 수제화 거리까지 지난 30년간 대한민국 수제화 산업에서 독보적인 디자인 구현 기술력으로 인정받은 수제화 제작 공장입니다. 이곳의 수제화 장인들은 4-50년 동안 같은 공법으로 신발을 반복해서 만든 분들입니다. 같은 제품인 듯 보여도 숙련된 기술자가 작업한 것은 내구성이 다릅니다. 이들이 집요하게 더 나은 결과물을 추구한 덕분인 것이죠. 장인정신에 미학적인 측면을 더한다면 그 의미는 배가됩니다.
피노아친퀘는 디자인 / R&D(Research & Development) / 제작 이렇게 세 팀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 현재 유통채널은?
저희 제품이 소개되는 모든 채널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고객과의 상담을 통해 큐레이션하는 부분을 더 강화하기 위해서 자사몰, 오프라인쇼룸에 더 집중할 생각입니다. 온라인 플랫폼의 경우 W컨셉, 29Cm, 위즈위드, CJ celebshop, 갤러리아몰, 알렛츠, 하고, 현대Hmall에 입점해 있습니다.
- 가장 반응이 좋은 채널은?
런칭 3년차부터 자사몰이 가장 활성화된 채널입니다. 꾸준히 저희 브랜드의 제품을 찾는 자사몰의 고객들과 만나고자 2022년 여름 성수동에 쇼룸을 오픈하였습니다. 단순히 구매를 하러 방문하는 매장이 아니라 디자이너와 자신의 발에 대하여 직접 상담하고 고객에게 맞추어 큐레이션 하는 슈즈를 찾을 수 있는 곳입니다.
- 최근 지속가능한 패션 관심이 높은데 앞으로 어떠한 방식으로 전개할 예정인지
모든 소재와 부자재를 환경친화적으로 바꾸기엔 현실적인 어려움이 큽니다. 그렇기에 저희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기존 자원/ 자재를 최대한 활용하여 생산 과정에서 발생하는 폐기물을 최소화 하는 것 입니다. 브랜드의 대표 아이템인 플랫슈즈 또한 순환성을 고려하여 제품의 수명을 늘릴 수 있게 고안한 공법으로 제작되었습니다.
저희는 시즌에 구애받기 보다 더 지속가능한 삶을 추구하고 있는데요. 더 좋은 소재와 제대로 된 공정으로 제작한 슈즈는 오래도록 내 발에 맞게 길들여 신을 수 있습니다. 오랜 수명을 가진 우수한 퀄리티의 제품을 잘 관리하는 것도 환경을 보호하는 것에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 콜래보레이션 사례는?
이번 시즌 비건타이거(Vegan tiger)와 슈즈 디자인 콜라보레이션을 기획하였습니다. 컬렉션 쇼를 시작으로 대중적으로는 봄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비건타이거와의 콜라보에 이어, 피노아친퀘의 브랜드 철학과 맞는 다양한 브랜드와의 콜라보 또한 계속 진행할 예정입니다. 패션뿐 아니라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걸쳐 "지속 가능한 라이프"를 추구하는 브랜드가 있다면 콜라보를 통해 작은 변화를 세상에 알리는 시도를 계속 하고 싶습니다.
- 앞으로의 행보가 궁금합니다
단기로는 해외진출뿐 아니라 국내 고객들을 위해 자사몰/오프라인쇼룸을 통해 고객들이 더 편하게 슈즈를 상담할 수 있도록 소통 창구를 강화할 예정이구요. 피노아친퀘 아이덴티티를 강화할 수 있는 라스트 개발도 꾸준히 하여 선보일 예정입니다.
중장기적으로는 저희 브랜드의 이름처럼 편하고 예쁜 슈즈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명사가 되고 싶어요. 편하고 예쁜 슈즈의 대표 브랜드가 되어 모든 여성들의 라이프를 한층 더 편하고, 예쁘게 지속할 수 있는 동반자가 되도록 하겠습니다.